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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릇 사람들이 일을 할 때면 으레 19년을 기한으로 한다. 진 문공이 밖에 있은 지 19년 만에 진晋나라로 들어가 패자覇者가 되었고, 소무는 오랑캐 융족戎族에게 있은 지 19년 만에 한漢나라로 돌아가 기린각에 형상이 그려졌으며, 장건은 오랑캐에 들어간 지 19년 만에 돌아와 박망후가 되어 이름을 천년에 전했으며, 범여는 19년 동안 천금을 세 번 이루었고, 사마온공은 19년 동안 낙양洛陽에 거처하다가 마침내 재상의 업을 이루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노수신이 19년 동안 진도에 귀양 가서 독서하고 문장을 짓다가 다시 조정에 들어와서 정승이 되었다. 다만 월왕越王 구천句踐만은 10년 동안 백성을 기르고 재물을 모았으며, 또 10년 동안 가르치고 훈계하여 19년에 1년을 더 보태어 오吳나라에 복수하였다. 대개 10이라고 하는 것은 음수陰數의 끝이고, 9라고 하는 것은 양수陽數의 끝이며, 19는 윤閏의 여분이 다한 것이다. 효爻는 여섯. 이어서 여섯 이후에는 변하는데, 세 번을 변하면 19가 된다. 무릇 일이라는 것은 세 번째에 성사된다. 요즘 사람들은 일을 함에 언뜻 착수하였다가 언뜻 그만두어 버리기도 하고, 하루 만에 그치기도 하며, 한 달 만에 그치기도 하여 오래 견디지 못한다. 몇 년을 능히 견뎌내지 못하고 일이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원망하여 문득 자진해 버리는 이는, 경박한 사람이다. 슬프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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