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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양읍興陽邑은 바다 가운데 있어 마치 도서島嶼와 같다. 그곳에는 기이한 일들이 많았으니 어떤 사람은 용이 그렇게 한다.고 말하기도 하였다. 그 읍에 유충서柳忠恕라는 자가 있었는데 나와 일가 되는 사람이다. 집에 있던 한 계집이 낮에 행랑 모퉁이에서 낮잠을 자고 있는데 비바람이 불며 천둥 치는 소리가 산악과 집채를 뒤흔들었다. 한참 동안 어두워져 분간할 수 없었는데 문득 계집종이 오간 데 없었다. 계집종도 어떤 물체가 자신을 끼고 가는지 알지 못하였는데 다만 큰 불이 앞을 가로질러 가고 검은색이 바다를 절단했으며 지나쳐 가는 곳의 집 지붕들이 별안간 끊어진 것을 볼 수 있을 뿐이었다. 굽어보니 푸른 파도가 아래에 있었는데 몸이 이미 섬 가운데 떨어져 있어 마치 잠자다 깨어난 것 같았다고 하였다.
그 후로 태기가 있어 아들을 낳았는데, 용모가 빼어나게 아름다웠고 머리에는 두 개의 살 뿔이 있었으며 만 1개월이 되자 걸을 수 있었고 수개월이 지나자 양쪽에 구레나룻이 자랐다. 그 아기의 빼어남이 범상치 아니함에 온 집안 사람들이 두려워하고 의아해하면서 혹 두려운 재앙이 가장에게 미칠까 두려웠으므로 가까운 친척들이 모여 키우지 않기로 의논하였다.
애석하도다! 그해에 두 마리의 용이 싸워 한 마리의 용이 죽어 바다 섬에 떠올랐다. 유충례柳忠禮가 그 용의 뿔을 얻었는데 옥처럼 희었다. 대사헌 윤인서尹仁恕가 그곳에 귀양 갔다가 그것을 탈취하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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