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을 향해 던져라, 달에라도 떨어질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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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보따리 - 책/이솝우화

이솝우화 / 독수리와 쇠똥구리

돈달원 2021. 2. 1.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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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수리가 토끼를 뒤쫓고 있었다. 토끼는 자기를 도와줄 자를 찾아보았지만, 눈에 보이는 것은 쇠똥구리밖에 없었다. 토끼는 쇠똥구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자 쇠똥구리는 토끼를 다독거려서 안심시킨 후에, 다가오는 독수리를 마주해 저렇게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토끼를 제발 채가지 말아달라고 간청했다. 하지만 독수리는 작은 쇠똥구리를 업신여기고는 쇠똥구리가 보는 앞에서 토끼를 잡아먹어버렸다.
  그러자 이 일에 앙심을 품은 쇠똥구리는 그때부터 독수리가 둥지를 트는 곳이면 어김없이 나타났다. 그리고 독수리가 알을 낳을 때마다 몸을 일으켜 그 둥지로 기어올라가, 알을 밖으로 굴려 떨어뜨린 뒤 깨진 알을 먹어치워버렸다. 

  결국 독수리는 어떻게 할 도리가 없어 제우스에게로 도망쳐 알을 낳아서 안전하게 새끼를 기를 만한 곳을 마련해달라고 간청했다. 제우스는 독수리가 자기 무릎 위에서 알을 낳을 수 있게 해주었다. 

  이 사실을 안 쇠똥구리는 쇠똥을 굴려서 공처럼 만든 후 그것을 가지고 날아올라서 제우스의 무릎 위에 떨어뜨렸다. 그러자 제우스는 쇠똥을 털어내려고 일어섰고, 그 바람에 독수리의 알들은 떨어져 깨지고 말았다. 이 일 후로 쇠똥구리가 출현하는 시기에는 독수리들이 알을 낳지 않는다. 

 

 

*독수리는 그리스 신화에서 제우스가 변신할 때의 모습이기도 하고, 제우스의 명령을 전달하는 사자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리스 그림과 조각에서는 제우스와 독수리가 함께 등장하는 사례가 많다. 인류를 위해 불을 훔쳤던 프로메테우스는 제우스가 보낸 독수리에게 영원히 간을 쪼아 먹히는 형벌을 받는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쇠똥을 굴리며 가는 쇠똥구리에서 태양을 움직이는 태양신 라를 연상했다. 태양신 라의 분신인 케프리는 쇠똥구리 모습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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