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을 향해 던져라, 달에라도 떨어질테니
블로그 애서(愛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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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보따리 - 책/원통함을 없게 하라 8

원통함을 없게 하라 / 독을 먹고 죽은 경우 - 특징

생전에 독을 먹고 죽은 시체는 입과 눈을 크게 벌리고 안색이 검붉고 짙은 검은색이거나 혹은 청색이며, 입술이 검붉고 짙은 흑색이고 수족과 손발톱이 모두 검푸르며, 입, 눈, 코, 귀에서 간혹 피가 나와 있다. 독살된 경우도 마찬가지다. 생전에 중독 된 사람은, 온 몸이 청흑색이고 날이 오래 지나더라도 피부는 그대로 있지만 색이 검어진다. 만약 오래되어 피부가 썩어 문드러지면 뼈가 보이는데 뼈의 색은 옅은 검푸른 색이다. 심한 경우는 전신이 검게 부어오르고, 안색이 청흑색으로 변하며 입술이 말려 부풀어 오르고, 혀는 오그라지거나 혹은 갈라지고 터지며, 문드러지고 부어오르고, 입술 역시 문드러지고 부어오르거나 혹 갈라지고 터지며, 손발톱 끝은 검고, 목구멍과 배는 부어올라 흑색으로 변하고, 포진이 생기고, ..

원통함을 없게하라 / 독을 먹고 죽은 경우 / 정약용의 사건 파일, 둘

전라도 장수현에 사는 최일찬의 전 아내 이씨가 음독자살한 사건이다. 이씨 부인은 행동이 음란하여 남편에게 쫓겨났으며 그길로 관아에 소속되어 여종이 되었다. 하루는 자식을 안고 길을 걷다가 남편 집에서 죽기로 작정하고 밤중에 문을 두드렸다. 전남편 최일찬은 이씨를 때려 쫓아내고 받아들이지 않았으나 최일찬의 동생 최여찬이 옛 정을 생각하여 집에 들였다. 그런데 마음이 울적했던 이씨가 새벽 삼경(12~2사이)에 독을 마시고 자살한 것이다. 이에 동생 최여찬은 형 최일찬이 이씨를 죽인 범인으로 몰리게 될 것을 우려하여 자신이 형수 이씨를 구타 살해하였다고 진술하고 아내 신씨에게 위증하도록 사주하였다. 결국 범인으로 몰린 최여찬은 사건이 종결되지 않은 채 수년간 옥살이의 고통을 감수하게 되었다. 후에 본 사건의 ..

원통함을 없게 하라 / 목을 매고 죽은 경우 / 정약용의 사건 파일, 하나

1807년 9월 다산이 강진에 유배되었을 당시, 완도에서 발생한 정씨 부인 자살 사건의 진상을 보고 강진현감 대신에 검안 보고문을 쓰게 되었다. 고금도 출신 정사룡의 누이 정씨 부인은 완도로 시집을 갔다가 남편이 비명횡사하고 유복녀 하나를 기르며 수절하고 있었다. 정씨는 당시 24세로 '내 남편이 비명에 죽고 다만 핏덩이 하나만 있으니 내가 마땅히 마음을 다해 길러야 한다'고 다짐하였다. 그런데 진영의 장교 김상운이 나이 45세로 아내가 있지만 자식이 없어 다시 장가를 들려고 하였다. 처음에 정씨가 마음에 들어 중매를 부탁하였으나 거절당하자 그 다음엔 뇌물을 주고 정씨의 마음을 돌려보려고도 하였다. 온갖 방법이 모두 통하지 않자 김상운은 밤을 틈타 정씨의 방으로 뛰어 들어가 강간하려고 하였다. 이에 정씨..

원통함을 없게 하라 / 사건 조사의 실제 / 사또 홀로 사건 현장에 가서는 안 된다 / 현장을 확인한다

현장을 확인한다 시체를 검험할 때는 반드시 먼저 가족이나 친척 그리고 이웃에게 물어, 본 시체가 누구인지 확인한다. 시체가 오래되어 팽창하거나 허옇게 부패하여 정확하게 알기 어려우면 원래 입고 있던 의복의 색상이나 모양 등을 따져 묻는다. 그리고 혹시 호패 등을 차고 있었는지 몸에 어떤 흉터가 있었는지 확실히 묻고 기록한 다음 시체를 검험하기 시작한다. 시체가 집 안의 바닥에 있는지, 마루 위에 있는지, 혹은 집 뒤의 하늘이 보이는 마당에 있는지, 머리는 남쪽 다리는 북쪽으로 향하여 누워 있는지, 머리를 동쪽 다리를 서쪽으로 누웠는지 또 반듯이 위를 보고 누웠는지, 아니면 엎어졌는지 혹은 옆으로 누웠는지 등을 상세하게 시장에 기록한다. 한편 시체의 주변이 어떠한지 등을 자세하게 기록한다. 즉 시체 주변의..

원통함을 없게 하라 / 사건 조사의 실제 / 사또 홀로 사건 현장에 가서는 안 된다 / 사건 조사에 대동하는 사람들과 조사 인물들

시체가 놓여있는 장소에 사또가 먼저 도착해서는 안 된다. 당연히 사건 관련자들과 함께 도착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의심을 살 수 있다. 사건 조사에 대동하는 사람들과 조사 인물들 사건 조사를 수행하는 서리 및 사건 관련자들이 이웃을 매수하는 일이 상당히 많다. 관련자들을 도피하게 한다거나 피해자의 먼 이웃이나 노인, 부인 혹은 어린아이를 데려다가 심문에 응하게 한 채 책임만 면하려 한다거나 또는 범인이 중요한 사건 목격자들의 올바른 증언을 두려워하여 고의로 이들을 숨기거나 자기와 친밀한 사람을 시켜 거짓 증언을 사주하는 일이 있으므로 이를 자세히 살펴야 할 것이다. 사건 조사는 기록을 담당할 아전, 범행과 살인을 저지른 정범, 사건과 깊은 관련이 있는 간범, 범행을 목격하거나 알고 있는 간증, 피해자 주변의..

원통함을 없게 하라 / 조선시대 살인 사건과 <무원록> / 현실적인 대응 - 가스 중독

을 언급하면서 '과학적'이라는 말과 함께 빼놓을 수 없는 수식어가 바로 '현실적'이라는 단어다. 후기로 이행하는 동안 조선 사회는 점점 더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었다. 따라서 조선 전기의 법의학 지식으로는 처리할 수 없는 다양한 사건 사고들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었으니 연탄가스 사고가 그 중 하나였다. 조선 초기에는 볼 수 없었던 가스 중독 사건들이 조선 후기에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평안도 지역을 중심으로 난방용 석탄의 사용이 점증하면서 가스 중독사가 자주 발생했다.

원통함을 없게 하라 / 조선시대 살인 사건과 <무원록> / 안색으로 죽음을 살핀다.

조선시대 검시의 핵심은 시체의 안색을 관찰하는 방법이었다. 20세기 서양의학의 검시, 즉 사체를 해부하여 사인을 분석하는데 익숙한 현대인들에게, 겉으로 드러나는 사체의 상태를 중시한 의 검시 방법은 매우 색다른 느낌을 준다. 사물의 색을 통칭하는 안색의 종류에 따라 죽음의 원인을 달리 파악하였으므로 색에 매우 민감하였다. 붉은색 계통만 보아도 적색으로부터 적자색, 적흑색, 담홍적, 미적, 미적황색, 청적색 등 매우 여러 단계로 색이 분화되어 있다. 무엇보다도 적색은 구타나 목을 맨 상처의 중요한 지표색이었다. 사체가 붉은색이라면 틀림없이 살해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았다. 자상의 경우라면 당연히 선홍색의 상처가 남기 때문이다. 이처럼 사체의 색은 죽은의 원인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었다. 푸른색은 독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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