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솝우화 / 토끼와 거북이 거북이와 토끼가 누가 더 빠른지를 놓고 언쟁을 벌이다가, 결승점을 정한 후에 거기에 먼저 도착하는 쪽이 이긴 것으로 정하고 서로 헤어져 각자 경주를 시작했다. 토끼는 자기가 천성적으로 빠르다는 것을 믿고는 서둘러 출발하지 않고, 길가에 누워 잠을 잤다. 반면에 거북이는 자기가 느리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쉬지 않고 달렸다. 이렇게 해서 토끼가 잠들어 있는 사이에 거북이는 먼저 결승점에 도착해 경주에서 승리했다. 이야기보따리 - 책/이솝우화 2021.04.03
이솝우화 / 허풍쟁이 제비와 붉은부리까마귀 제비가 붉은부리까마귀에게 “나는 처녀이고, 아테나이 사람이며, 공주고, 아테나이 왕의 딸이야” 라고 말하고는, 테레우스가 자기를 겁탈하고 혀를 잘라버렸다고 계속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러자 붉은부리까마귀가 말했다. “네가 혀를 잘리고서도 이렇게 허풍을 떠는데, 만일 혀가 잘리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이 우화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이야기를 토대로 한 것이다. 트라키아의 왕이었던 테레우스는 아테나이의 왕 판디온의 공주 프로크네와 결혼했지만, 처제인 필로멜라에게 반해 그녀를 겁탈하고 나서 그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그녀의 혀를 자른 후에 감금해버렸다. 이것을 알게 된 프로크네는 원수를 갚기 위해 자신과 테레우스 사이에 낳은 아들 이티스를 죽였다. 테레우스가 두 자매를 죽이려고 하자 두 자매는 신들에게 기도했고.. 이야기보따리 - 책/이솝우화 2021.04.01
이솝우화 / 제비와 뱀 법정 안쪽에 둥지를 튼 제비가 밖으로 날아가서 자리를 비운 사이, 뱀이 기어 올라가서 새끼 제비들을 잡아먹어버렸다. 다시 돌아왔다가 빈 둥지를 발견한 제비는 슬픔으로 혼이 나가 애절하게 울었다. 다른 제비가 그 제비를 위로하기 위해, 너만 자식을 잃은 불행을 당한 게 아니라고 말했다. 그러자 그 제비가 대꾸했다. “내가 이렇게 슬퍼하는 이유는 자식을 잃은 이유도 있지만, 범죄로 피해를 보았을 때 도움을 기대하는 바로 그곳에서 범죄의 피해자가 되었기 때문이야.” 이야기보따리 - 책/이솝우화 2021.04.01
이솝우화 / 겨울과 봄 겨울이 봄을 조롱하고 꾸짖었다. 봄이 오자마자 사람들은 아무도 더 이상 가만히 있지 않고, 어떤 사람은 풀밭이나 숲으로 가서 백합과 장미 같은 꽃을 꺾어서 눈앞에서 빙빙 돌리다가 머리에 꽂으면서 행복해하고, 어떤 사람은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 다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을 만나러 가며, 더 이상 폭풍이나 홍수를 두려워하지도 않는다는 것이었다. 겨울이 말했다. “나는 통치자, 그중에서도 폭군을 닮았지. 내 앞에서는 모든 사람이 두려워 떨며 감히 하늘을 쳐다보지 못하고, 눈을 내리깐 채 땅을 바라볼 뿐이지. 게다가 어떤 때는 나의 강요에 못 이겨 종일 집 안에 틀어박혀 있어야 하거든.” 봄이 말했다. “그래서 사람들이 네게서 벗어나는 것을 기뻐하는 거야. 그렇지만 내 이름은 사람들이 다 좋아하지. 제우스를 걸고.. 이야기보따리 - 책/이솝우화 2021.04.01
이솝우화 / 구두쇠 어떤 구두쇠가 자신의 전 재산을 금화로 바꾼 후에 금괴로 만들었다. 그러고는 어떤 장소에 묻고, 거기에 자기 영혼과 마음도 함께 묻었다. 그리고 매일 거기로 가서 그 금괴를 보았다. 그런데 일꾼 중 한 명이 그 구두쇠의 거동을 보고, 그 장소로 가서 땅을 파내다가 금괴를 발견하고는 가져가버렸다. 얼마 후에 그 장소로 갔다가 금괴를 묻어둔 곳이 비어 있는 것을 본 구두쇠는 머리를 쥐어뜯으면서 울고불고 난리를 치기 시작했다. 구두쇠가 이렇게 난리 치는 모습을 본 어떤 사람이 그 이유를 물어 알고 나서는 그에게 말했다. “이보시오, 절망하지 마시오. 당신에게 금이 있었을 때도 실제로는 갖고 있는 게 아니었소. 그러니 돌을 가져다가 거기에 묻어두고는 금이라고 생각하시오. 그러면 그 돌이 당신에게 금과 같은 역할.. 이야기보따리 - 책/이솝우화 2021.04.01
이솝우화 / 대머리 기수 대머리인 어떤 사람이 머리에 가발을 쓰고는 말을 타고 질주하고 있었다. 불어오는 바람에 가발이 벗겨지자, 거기 있던 사람들이 폭소를 터뜨렸다. 그러자 대머리 기수가 말을 세우고서는 말했다. “자기가 자라났던 원 주인도 버린 가발이 자기가 자란 곳도 아닌 머리에서 도망친 것이 뭐 그리 이상한 일이겠소?” 이야기보따리 - 책/이솝우화 2021.04.01
이솝우화 / 하이에나들 하이에나들은 해마다 성별이 바뀌어서 수컷이 되었다가 암컷이 되었다가 한다는 말이 있다.* 어느 날 수컷 하이에나가 암컷 하이에나와 부적절한 짝짓기를 하려고 했다. 그러자 암컷 하이에나가 말했다. “이봐, 만일 네가 이런 짓을 한다면, 내게 행한 짓을 머지않아 너도 당하게 됨을 기억해야 할 거야.” *하이에나의 성별이 바뀐다는 얘기는 고대 그리스 역사가 헤로도토스(기원전 484-425년경)에게서 나온 말인데,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기원전 384-322년)는 자신의 글에서 이 말을 정면으로 부정한다. 이야기보따리 - 책/이솝우화 2021.03.31
이솝우화 / 개미와 베짱이 (원제: 매미와 개미들) 개미들이 겨울철에 축축해진 양식을 말리고 있었다. 굶주려 허기진 매미가 개미들에게 양식을 좀 달라고 구걸했다. 개미들이 매미에게 말했다. “너는 왜 여름에 양식을 모아놓지 않았니?” 매미가 말했다. “온종일 노래해야 했기 때문에 그럴 여유가 없었어.” 그러자 개미들이 조롱하며 이렇게 대답했다. “네가 여름철에는 피리를 불었으니, 겨울에는 춤을 추면 되겠네." 이야기보따리 - 책/이솝우화 2021.03.31
이솝우화 / 공작과 갈까마귀 자신들을 다스릴 왕을 선출하기 위해 새들이 의논을 하는데, 공작이 자기 아름다움을 내세우며 왕이 되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새들이 공작을 왕으로 뽑으려고 하자, 갈까마귀가 말했다. “네가 왕이 되었다고 하자. 그런 후에 독수리가 우리를 맹추격해왔을 때, 과연 너한테 우리를 도울 힘이 있을까?” 이야기보따리 - 책/이솝우화 2021.03.31
이솝우화 / 공작과 두루미 공작이 두루미의 깃털 색을 비웃고 두루미를 조롱하며 이렇게 말했다. “나는 황금색과 자주색으로 된 깃털을 갖고 있지. 그런데 너는 날개라고 뭔가 달고 있기는 한데 전혀 아름답지가 않아.” 그러자 두루미가 말했다. “하지만 나는 이 날개로 하늘 높이 날아올라 별들 가까이에서 노래하지. 그런데 너는 수탉처럼 저 아래에서 암탉들과 어울려 놀 뿐이구나.” 비록 검소하게 생활하더라도 명예를 누리며 사는 것이 아무 명예도 없이 풍족하고 화려하게 사는 것보다 더 낫다. 이야기보따리 - 책/이솝우화 2021.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