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거북이는 한숨을 내쉬더니 한쪽 지느러미로 눈을 가렸다.
앨리스에게 무슨 말인가를 하려고 하다가 목이 메이는지 잠시 흐느껴 울었다.
“목에 가시가 걸렸나 봐.”
그리핀이 가짜 거북이의 등을 두들겨 주자 목이 풀린 가짜 거북이가 뺨 위로 눈물을 주르륵 흘리며 다시 이야기를 시작했다.
“넌 바닷속에서 살아 본 적이 없지?”
“네, 맞아요.”
앨리스가 대답했다.
“그러면 바닷가재와 인사를 나눠 본 적도 없겠구나?”
“먹어 본 적은…….” 하고 말하려다 황급히 입을 다물고 “네, 절대 없어요.”라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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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대구는 본 적이 있겠지?”
가짜 거북이가 물었다.
“그럼요, 종종 만찬 때 그런 곳에서…….”
앨리스는 말끝을 흐렸다.
“‘만찬 때’가 어디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대구가 어떻게 생겼는지는 안단 말이지.”
가짜 거북이가 말했다.
“꼬리를 입 속에 넣고 온몸에 빵가루를 듬뿍 묻히고 있어요.”
앨리스가 잠시 생각하더니 이렇게 말했다.
“빵가루는 아니야. 바닷물에 금세 씻겨 버리거든. 하지만 꼬리를 입에 물고 있기는 해. 왜냐하면…….”
가짜 거북이는 얘기를 하다 말고 하품을 하며 눈을 감았다. 그러고는 그리핀에게 말했다.
“그 이유는 네가 대신 말해 줘. 남은 이야기도 말이야.”
그리핀이 대신 이야기를 이어 갔다.
“그 이유는 대구들이 바닷가재와 춤을 추러 갔기 때문이야. 그래서 바다 멀리 던져진 거야. 대구들은 멀리 떨어지면서
꼬리를 물게 된 거야. 하지만 다시 꼬리를 뺄 수는 없어. 그게 다야.”
“아! 그렇군요. 고마워요. 정말 재밌었어요. 대구에 대해 많이 알진 못했거든요.”
앨리스가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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