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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데 말이시, 가만 생각해 보니 도원경이란 그런 뜻이 아니란 말이야. 오래 전부터 중국인들은 복숭아를 선과(仙果)라 하여 사랑해 왔거든. 일테면 서왕모(西王母)의 고사를 비롯해 무릉도원(武陵桃源)에 관한 전설 같은 게 그런 게지. 한데, 하필이면 복숭아인가 하는 점이야. 사과도 있을 수 있고 배나 감도 있거든. 그런 걸 놔 두고 하필이면 왜 복숭아가 대접을 받는가 그 말이야?"
생각해 보니 그랬다.
전설이나 설화라는 게 어떤 경로로든 이유가 있을 테지만 그 안에는 은유적인 무늬가 숨겨져 있었다. 장인하는 그러한 은유를 나름대로 풀어헤쳤다.
"내가 도원경이란 글자를 들여다보니 그런 생각이 들더란 말이야. 도(桃)는 복숭아를 본뜬 상형이야. 그렇담 원(源)은 뭔가. 물(水)이 흐르는 근본 줄기(原)이자 동굴이야. 경(境)은 그러한 경지나 지경이구. 도원경을 파헤치면 여자 엉덩이 모양을 본뜬 복숭아 모양(桃)과 그 사이에서 물이 흐르는 달콤한 샘과, 그런 경지라 그 말이야. 모름지기 사내라면, 장생불사의 도를 알아야 하는 거구, 그런 경지에 나아가려면 샘이 깊은 지 얕은 지를 확인해 보라 그 말이야."
먼 길을 빙빙 우회하여 돌았지만 골격을 추스르면 계집사냥이라 부르는 '보쌈'이었다. 장안의 행세께나 하는 사대부 집 안 과부들은 남의 눈치 때문에 근질거리는 몸을 주체하지 못해 발정 난 괭이처럼 이앓이를 한다고 혀끝에 힘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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