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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에 사는 작은 물고기가 있는데 몸 전체가 흰색이다. 파도를 따라 해안으로 밀려오면 그곳에 사는 주민들은 그것을 잡아서 먹는다. 우리나라 북도北道의 중들은 그것을 초식草食이라고 명명하고서 거리낌 없이 먹는다. 어떤 떠돌이 중이 북도에 들어갔는데 그곳에 거처하는 중이 흰 생선국을 사발에 가득하게 주는지라 이를 이상하게 여기고 물어보니, 북도의 중이 대답하였다. 북방에서는 이것을 초식이라 일컬으며 마치 채소처럼 먹습니다.
나는 이 말을 듣고 몹시 웃었다.
두보의 시를 보다가, 소백小白으로 제명을 삼은 다음 작품을 보게 되었다.
희고 작은 무리가 받은 생명은
타고난 그대로 두 마디의 생선이네.
조그마한 물고기이거늘,
풍속에서는 뜰의 채소처럼 대하네.
이 시의 주에서, 빈퇴록賓退錄에 이르기를, 정주靖洲의 도경33에 그곳의 풍속을 기록하고 있는데, 그곳에서는 상중에 있는 사람은 젓갈, 술, 육고기를 먹지 않지만 생선은 채소로 간주한다고 한다. 지금의 호북민湖北民들도 대다수가 생선을 어채魚菜라고 일컫는다. 라고 말하였으니, 우리 북방의 풍속과 더불어 예나 지금이나 매한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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