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을 향해 던져라, 달에라도 떨어질테니
블로그 애서(愛書)

이야기보따리 - 책/그림동화

엄지둥이 / 그림형제

돈달원 2021. 1. 12.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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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가난한 농부가 난롯가에 앉아 불을 헤집고 있었고 그의 아내는 그 곁에서 물레질을 하던 어느 저녁 나절이었습니다.
농부가 말했습니다.

 

  “우리에게 아이가 하나도 없으니 너무나 쓸쓸해. 우리 집은 너무 조용해. 다른 집은 시끌벅적하고 활기에 넘쳐 있는데 말이오.”

 

  그러자 그의 아내도 한숨을 쉬면서 말했습니다.

 

  “맞아요. 아이가 하나라도 있었으면 좋겠어요. 우리에게 내 엄지손가락만큼 작은 아이라도 있다면 온 정성을 다해서 키우고 누구보다도 더 사랑해 줄 텐데 … .”

 

  그러던 어느 날 그의 아내가 갑자기 앓아 눕더니 일곱 달이 지난 뒤 아기를 하나 낳았습니다. 그 아기는 어느 모로 보나 보통 아이와 하나도 다를 것이 없었으나 다만 한 가지, 몸집이 엄지손가락만하다는 게 다른 아이들과 달랐습니다.
그들은 입을 모아 말했습니다. 

  “우리가 바라던 대로요. 우리 이 아기를 정성을 다해 키웁시다.”

 

  아기의 몸집이 엄지손가락만하므로 그들은 아기를 엄지라 불렀습니다. 그들은 아기를 잘 먹였지만 웬일인지 그 아기는 태어날 때의 크기 그대로인 채 더 이상 크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 아이는 총명해 보이는 눈을 지니고 있었으며, 실제로 자라면서 영리하고 날렵한 아이가 되어 무슨 일이든지 척척 해치우곤 했습니다.
어느 날 농부는 숲으로 나무를 하러 갈 채비를 하다 말고 혼자 중얼거렸습니다.

 

  “숲으로 마차를 몰아다 줄 사람이 하나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자 엄지가 말했습니다.

 

  “아버지, 제가 마차를 몰겠어요. 저를 믿으세요. 아버지가 원할 때마다 마차를 숲으로 몰고 가겠어요.”

 

  농부는 그 말을 듣고 껄껄 웃으며 말했습니다.

 

  “네가 어떻게 마차를 몰겠다는거냐? 넌 너무나 작아 말고삐를 쥘 수도 없을 텐데.”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아요. 어머니가 말을 마차에 붙잡아 매주기만 하면 돼요. 그럼 전 말의 귀 속에 들어가 앉아 말한테 어디로 가야 할지 알려 주기만 하면 되고요.” 

 

  그러자 아버지가 대답했습니다.

 

  “알았다. 한 번 해보자꾸나.”

 

  드디어 아버지가 도끼로 찍어 넘긴 나무들을 마차로 실어내 가야 할 때가 되었을 때 그의 어머니는 말을 마차에 붙잡아매 주고는 엄지를 말의 귀 속에 집어넣어 주었습니다. 엄지는 큰 소리로 명령했습니다.

 

  “이랴! 어서 가자! 이랴!”

 

  그러자 마치 주인이 말고삐를 잡은 것처럼 마차는 숲을 향해 제대로 달려 갔습니다. 길 모퉁이에 이르렀을 때 엄지는 다시,

 

  “이랴! 이랴!”

 

  하고 소리쳤습니다. 그 때 마침 낯선 사람 둘이 마차 곁을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그 중의 한 사람이 말했습니다.

 

  “맙소사! 저게 뭐지? 마부도 없는 마차 아닌가. 그런데 누군가가 말한테 외치는 소리가 들려.”

 

  또 한 사람이 그 말을 받았습니다.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군. 우리 저 마차 뒤를 따라가 저 마차가 어디로 가는지 알아보기로 하세.” 

 

  마차는 숲 속으로 들어가 나무들이 잔뜩 베여 있는 곳으로 갔습니다. 엄지는 아버지를 보고 소리쳤습니다.

 

  “보세요, 아버지. 제가 마차를 몰고 왔잖아요! 이제 절 좀 내려 주세요.”

 

  아버지는 왼손으로 말을 붙잡고 오른손으로 말의 귀에서 엄지를 꺼내 주었습니다. 그러자 엄지는 밀짚 위로 껑충 뛰어내렸습니다. 낯선 사람들은 그 꼬마를 보고 너무나 놀란 나머지 좀처럼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그 중의 한 명이 다른 사람의 팔을 붙잡고 말했습니다.

 

  “우리가 큰 도시로 가서 돈을 받고 저 꼬마를 보여 주면 큰 돈이 굴러 들어올거야. 그러니 우리 저 꼬마를 사도록 하자구.”
 

  그들은 농부에게 가서 말했습니다.

 

  “저 꼬마를 우리에게 파시오. 잘 돌봐 주겠소이다.”

 

  그러자 아버지가 정색을 하며 말했습니다.

 

  “안 돼요. 저 아이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만큼 사랑스런 아이요. 온 세상의 금을 다 준다고 해도 저 애를 팔지는 않을거요.”

 

  그러나 엄지는 그들의 말을 듣고 아버지의 외투 주름을 잡고 기어올라가 아버지의 어깨 위에 서서 아버지의 귀에다 대고 속삭였습니다. 

 

  “아빠, 걱정하지 마세요. 저를 저 사람들한테 넘겨 주기만 하세요. 전 곧 아빠 곁으로 돌아올 테니까요.”

 

  그래서 아버지는 많은 돈을 받고 두 사람에게 엄지를 넘겨 주었습니다. 그들은 엄지한테 물었습니다.

 

  “널 어디다 앉혀 줄까?”

 

  “아저씨 모자 챙 위에 얹어 주세요. 그러면 전 그 위에서 이리저리 걸어다닐 수도 있고 시골풍경을 구경할 수도 있으니까요. 떨어질 염려는 없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그들은 엄지가 부탁하는 대로 해주었습니다. 엄지가 아버지와 작별을 한 뒤 그들은 곧 그 곳을 떠났습니다. 그들은 어스름녘까지 걸었습니다. 그 때 엄지가 말했습니다.

 

  “저를 좀 내려 주세요. 오줌이 마려워요.”

 

  그러자 엄지를 보자 위에 얹어 준 남자가 말했습니다.

 

  “거기서 그냥 싸거라. 네가 그 위에서 쉬를 한다 해도 난 아무 상관 없으니까. 난 이따금 새들이 내 머리 위에 똥을 싸는 일도 겪곤 했는걸.”

 

  엄지는 다시 말했습니다.

 

  “안 돼요. 그건 예의에 어긋나는 일이라구요. 어서 빨리 저를 좀 내려주세요!” 

  그 남자는 모자를 벗어 엄지를 길 옆에 들판에 내려 주었습니다. 그러자 엄지는 팔짝 뛰어내리더니 들판 여기저기에 흩어진 흙덩이 사이로 기어가서는 쥐구멍 속으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엄지는 바로 그런 곳을 찾고 있었던 것입니다. 구멍 속에 들어간 엄지는 깔깔거리고 웃으며 소리쳤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아저씨들! 저는 이대로 내버려 두시고 집으로 가 보세요.”

 

  두 사람은 소리나는 곳으로 달려가 막대기로 그 쥐구멍을 쑤셔 보았습니다. 그러나 헛수고였습니다. 엄지는 쥐구멍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갔으니까요. 이윽고 날이 칠흑처럼 어두워지자 두 남자는 어쩔 수 없이 빈 지갑만 가진 채 화가 나서 씩씩거리며 집으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그들이 가는 것을 본 엄지는 쥐구멍 밖으로 기어나와 혼자 중얼거렸습니다.

 

  “어두운 들판을 걸어가는 건 너무 위험해. 목이나 다리를 부러뜨릴지도 모르니까.”

 

  그런데 다행히도 엄지는 빈 달팽이 껍데기를 발견했습니다.

 

  “주여, 감사합니다. 이제 이 속에서 안전하게 밤을 보낼 수가 있게 됐군.” 

 

  엄지가 달팽이 껍데기 속으로 들어가 잠을 자려고 하는데 두 남자가 그 옆을 지나가며 말하는 소리가 들려 왔습니다.
  그들 중의 하나가 말했습니다.

 

  “어떻게 그 부자 목사의 돈과 은을 훔쳐 낸다지?”

 

  그 때 엄지가 그들의 말을 중간에서 가로챘습니다.

 

  “제가 방법을 알려 드릴 수 있어요.”

 

  또 다른 도둑이 놀라서 말했습니다.

 

  “이게 무슨 소리지? 누가 말하는 소리를 들었어!”

 

  두 남자는 제자리에 서서 소리가 난 쪽에 귀를 귀울였습니다. 이윽고 엄지는 다시 말했습니다.

 

  “저를 데려가 주면 아저씨들을 도와드리겠어요.”

 

  “그런데 넌 어디에 있니?”

 

  “땅바닥을 내려보시고 소리가 나는 쪽을 잘 살펴보세요.”

 

  잠시 후 도둑들은 엄지를 발견하고는 엄지를 들어올렸습니다. 그리고 그들 중의 하나가 말했습니다.

 

  “요 꼬마 녀석아, 네까짓 게 어떻게 우리를 도와주겠다는거지?”

 

  엄지가 대답했습니다.

 

  “쇠창살 사이로 그 목사님의 방에 기어들어가 아저씨들이 원하는 물건들을 넘겨 드릴게요.”

 

  그러자 다른 하나가 말했습니다. 

 

  “좋다. 과연 네가 그 일을 해낼 수 있나 알아보기로 하자.”

 

  목사의 집에 도착하여 목사가 낮에 일하는 방으로 기어들어간 엄지는 있는 힘을 다해 소리쳤습니다.

 

  “여기 있는 모든 물건들을 다 넘겨 드려요?”

 

  도둑들은 놀라서 말했습니다.

 

  “살살 말해라. 사람들 깰라.”

 

  그러나 엄지는 못 들은 척하고 또다시 소리쳤습니다.

 

  “뭘 원하세요? 여기 있는 걸 모두 넘겨 드려요?”

 

  그 때 목사의 방 바로 옆에 딸린 방에서 자고 있던 하녀가 그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녀는 침대에서 일어나 앉아 귀를 기울였습니다. 그러나 도둑들이 겁이 나서 그 집에서 멀찌감치 물러나는 바람에 이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잠시 후 도둑들은 다시 용기를 내어 그 꼬마녀석이 자기네를 놀리고 있다고 생각하고는 그 집으로 되돌아와 엄지에게 속삭였습니다.

 

  “장난치지 말고 우리에게 물건들을 넘겨.”

 

  엄지는 다시 있는 힘껏 소리쳤습니다.

 

  “알았어요. 아저씨들이 원하는 물건들을 뭐든지 넘겨 드릴게요! 우선 아저씨들의 손을 이리로 내미세요!” 

 

  하녀는 계속 귀를 귀울이고 있다가 그들이 주고받는 이야기를 똑똑히 들었습니다. 하녀는 침대에서 뛰어내려와 더듬거리며 목사의 방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러자 도둑들은 사냥꾼들에게 쫓기는 짐승들처럼 부리나케 도망쳐 버렸습니다. 하녀는 어두워서 방 안이 보이지 않았으므로 초를 찾으러 밖으로 나갔습니다. 하녀가 촛불을 켜들고 다시 돌아왔을 때는 엄지가 이미 그 방을 빠져나가 외양간으로 간 뒤였습니다. 하녀는 온 방 안을 샅샅이 뒤져 보았지만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그녀는 아무래도 자기가 꿈을 꾼 모양이라고 생각하고는 침대로 되돌아갔습니다.
  한편 엄지는 건초더미 위로 기어올라가 근사한 잠자리를 찾아냈습니다. 그는 거기서 잠을 자다가 날이 밝은 뒤 집으로 돌아갈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나 인생이란 우리가 기대하는 대로만 되어 가지는 않는 법입니다! 그래서 우리 인생에는 많은 슬픔과 고통이 따르는 것이지요! 

  날이 밝자 하녀는 소들한테 여물을 주기 위해 침대에서 빠져나왔습니다. 그녀는 우선 외양간으로 들어와 건초를 한아름 집어 들었는데 하필이면 그녀는 엄지가 자고 있는 곳의 건초더미를 한꺼번에 들어냈습니다. 그러나 엄지는 너무 깊이 잠이 들어 아무것도 알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소가 건초와 더불어 자신마저 입 속으로 넣었을 때에야 비로소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엄지는 깜짝 놀라서 소리쳤습니다. 

 

  “오, 맙소사! 어떻게 내가 이 방앗간 속에 들어와 있을까?”

 

  그러나 엄지는 자기가 어디에 와 있는지 이내 깨닫고는 그 맷돌짝 같은 이빨 사이에 끼지 않으려고 조심했습니다. 그러지 않으면 그 사이에 끼여 가루가 될 판이었으니까요. 소는 곧 건초와 더불어 엄지를 뱃속으로 삼켜 버렸습니다. 소의 뱃속에 들어간 엄지는 혼자 중얼거렸습니다.

 

  “이 방 안에는 창문도 내달지 않았군! 햇빛 한 점 새어 들어오지 않아. 촛불도 가져오지 않을 모양이로군.”

 

  엄지는 그 방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가장 고약한 건 그 방문으로 건초가 자꾸 꾸역꾸역 밀려들어와 그 곳이 점점 더 비좁아지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공포에 질린 나머지 마침내 있는 힘껏 소리쳤습니다.

 

  “여물을 그만 줘요! 여물을 그만 줘요!” 

 

  하녀가 그 소의 젖을 짜다 말고 그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이윽고 하녀는 그 목소리가 간밤에 들었던 것과 같은 목소리라는 것을 깨닫고는 그만 간이 콩알만해져 앉아 있던 등받이 없는 의자에서 뒤로 벌렁 나가자빠졌으며 그 바람에 우유를 모두 엎질렀습니다. 그녀는 정신없이 목사에게 뛰어가 소리쳤습니다. 

 

  “오, 목사님! 방금 전에 소가 말을 했어요!”

 

  그러자 목사가 말했습니다.

 

  “너 어디가 잘못되었구나.”

 

  그러나 그는 그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 알아보기 위해 직접 외양간으로 가보기로 했습니다. 그가 외양간으로 발을 들여놓자마자 엄지는 다시 소리쳤습니다.

 

  “여물을 그만 줘요! 여물을 그만 주라구요!”

 

  그러자 목사도 겁을 집어먹었습니다. 그는 소의 몸 속에 마귀가 깃들였다고 생각하고는 그 소를 죽이라고 명령했습니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소를 잡은 뒤 엄지가 들어 있던 소의 위장은 거름더미에다 내버렸습니다. 엄지는 있는 힘을 다해 빠져나가려 애쓴 끝에 겨우 거기서 빠져나갈 길을 찾아냈습니다.
  그런데 엄지가 그 위장 밖으로 머리를 쑥 내밀려고 하는 순간 또 다른 불행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굶주린 늑대 한 마리가 우연히 그 거름더미 옆을 지나다가 소 위장을 보고는 단번에 꿀꺽 삼켜 버리고 만 것입니다. 그래도 엄지는 용기를 잃지 않았습니다. 엄지는 늑대를 살살 구슬리면 늑대가 자기 말을 들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늑대의 뱃속에서 늑대한테 소리쳤습니다. 

  “늑대야, 난 네가 아주 좋아하는 먹이가 어디 있는지 알고 있어.”

 

  늑대는 말했습니다.

 

  “거기가 어딘지 말해 봐.”

 

  “요렇게 저렇게 요렇게 저렇게 가면 그 집이 나오지. 그런데 그 집으로 들어가려면 하수구를 통해 들어가야 해. 그 안으로 들어가면 케이크도 있고 베이컨도 있고 소시지도 있어. 그 밖에도 네가 먹고 싶어하는 건 뭐든지 다 있단다.”

 

  엄지는 늑대한테 부모님이 계신 집으로 가는 길을 자세히 설명해 주었고 늑대는 두말하지 않고 그리로 달려갔습니다. 이윽고 밤이 되자 늑대는 하수도를 통해 식료품 저장실로 몰래 숨어 들어가 거기 있는 것들을 정신없이 먹어댔습니다. 이윽고 배가 꽉 차자 늑대는 그만 밖으로 나가고 싶어졌습니다. 그런데 너무 많이 먹어 배가 부풀어올라 그는 하수도를 통해 빠져 나갈 수가 없었습니다. 엄지는 이런 사태를 미리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에 늑대의 뱃속에서 발길질을 하고, 있는 힘을 다해 소리치며 소동을 피우기 시작했습니다.

  늑대가 엄지에게 말했습니다. 

 

  “조용히 해! 사람들을 모두 깨우겠다.”

 

  그러자 엄지가 대꾸했습니다.

 

  “무슨 상관이야! 넌 실컷 배를 채웠으니 이제 나도 재미 좀 봐야겠어.”

 

  그러면서 엄지는 있는 대로 악을 썼습니다.
  마침내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가 깨어 일어났습니다. 그들은 식료품 저장실 쪽으로 달려와 문틈으로 안을 들여다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 늑대가 있는 것을 보고 되돌아가 아버지는 도끼를, 어머니는 풀 베는 큰 낫을 가져왔습니다. 아버지는 식료품 저장실 앞으로 다가가면서 말했습니다.

 

  “당신은 내 뒤에 있다가 내가 한 방에 녀석을 처치하지 못하거든 낫을 휘둘러 녀석의 몸을 두 토막 내도록 해요.”

 

  엄지는 아버지의 목소리를 듣고 소리쳤습니다.

 

  “아빠, 나 여기 있어요! 늑대의 몸 속에서 소리치고 있는거라구요.”

 

  그러자 아버지는 기뻐서 어쩔 줄 모르며 말했습니다.

 

  “오, 주여, 감사합니다! 우리 아들이 우리 곁으로 돌아왔어.” 

 

  그는 엄지가 다칠지도 모르니 낫을 치우라고 말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그는 도끼를 든 두 팔을 치켜든 뒤 늑대의 머리를 내리쳐 그 자리에서 죽여 버렸습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가위와 칼을 가져와 늑대의 배를 가르고는 아들을 꺼냈습니다. 엄지를 다시 만난 아버지가 말했습니다.

 

  “우리는 너 때문에 몹시 걱정을 했단다!”

 

  “전 많은 곳을 여행했어요, 아빠. 주님의 덕으로 이제 다시 신선한 공기를 마실 수 있게 되었군요!”

 

  “도대체 넌 어디 있었니?”

 

  “전 쥐구멍 속에도 있었고 소의 위장 속에도 있었고 늑대 뱃속에도 있었어요. 이제는 아버지 어머니와 함께 지내겠어요.”

 

  “이제는 누가 온 세상의 재물을 다 준다고 해도 너를 팔지 않겠다.”

 

  부모님은 엄지를 꼭 끌어안고 입을 맞추었습니다. 그런 뒤 그들은 엄지에게 먹을 것과 마실 것을 주고 새 옷을 지어 주었습니다. 전에 입던 옷은 여행하는 동안 다 해어졌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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