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소 경운궁 승정원은 평시에는 정릉동 종실의 집이 있던 곳으로 본래 귀신이 많다고 이야기되었다. 종실이 말을 잃고서 찾았으나 찾지 못했는데 말이 누대 위에서 우는 것이었다. 살펴보니 그곳은 이전처럼 봉쇄되어 있는데도 말이 그 안에 들어가 있었다. 승정원이 되고 나서 어떤 관리가 그 집에 있었는데 늘 가위눌림을 겪었다. 어떤 한 승지가 들어가 숙직하는데, 때는 여름밤이어서 사방의 창문을 열어놓고 아전들은 모두 창 아래에서 자을 잤으며 승지만이 홀로 잠들지 못하고 있었다. 홀연 신장이 8,9척 되는 어떤 한 귀신이 긴 다리로 몸을 솟구쳐 세운 채 창밖에 서 있었고, 그보다 조금 작은 한 귀신은 큰 귀신의 왼편으로 와 섰으며, 또 작은 귀신들이 뒤를 이어 큰 귀신의 오른쪽에 섰다. 모두 다 서로 의지한 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