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 남부 소공주동小公主洞에 신막정申莫定의 집이 있었는데, 그 집은 항상 주인이 살지 않고 남에게 빌려주어 살게 하였다. 그 까닭을 알아보니 다음과 같았다. 처음에 주인이 새로 그 집을 사서 살았는데 그 집에는 귀신이 있어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항상 곁을 떠나지 않았고, 귀신의 언어는 보통 사람과 같았으나 형체만은 드러내지 않았다. 집 주인을 주인님이라 부르며 노예같이 주인을 섬기면서 요청하는 것이 있으면 들어주지 않음이 없었다. 그런데 항상 불시에 먹을 것을 구했는데 만약 주지 않으면 그때마다 성을 내고 괴상한 짓을 하였다. 일찍이 밤에 주인 부부가 함께 침상에 누워 잠을 자는데, 귀신이 침상 아래 누워 웃으니 주인 부부가 이를 괴롭게 여겨 다른 곳으로 피하려고 계획하였다. 귀신도 역시 따라가기를 청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