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을 향해 던져라, 달에라도 떨어질테니
블로그 애서(愛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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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솝우화 112

이솝우화 / 농부와 그의 아이를 죽인 뱀

뱀이 기어가서 농부의 아이를 죽였다. 농부는 너무나 분하고 원통한 나머지 도끼를 집어들고 뱀이 드나드는 굴로 가서 그 옆에 서서 유심히 지켜보았다. 뱀이 나오는 순간 내리칠 생각이었다. 뱀이 머리를 내밀자, 농부는 도끼로 뱀을 내리쳤다. 하지만 뱀을 맞히지는 못했고, 그 옆에 있던 바위가 둘로 쪼개졌다. 후환이 두려워진 농부는 뱀에게 화해를 청했다. 그러자 뱀이 말했다. “쪼개진 바위를 보면 내가 당신을 좋게 생각할 수가 없고, 당신 아이의 무덤을 보면 당신이 나를 좋게 생각할 수 없지 않겠소.”

이솝우화 / 홍방울새와 박쥐

창문에 걸린 새장 안에서 홍방울새가 밤마다 노래했다. 박쥐가 그 소리를 듣고 가까이 가서, 낮에는 조용히 있다가 밤에만 지저귀는 이유를 물었다. 홍방울새는 자기가 그렇게 하는 데는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고 하면서, 전에 낮에 지저귀다가 잡힌 경험이 있어서 조심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러자 박쥐가 말했다. “지금은 그렇게 조심하지 않아도 괜찮아. 잡히기 전에 그렇게 했어야지, 지금은 그렇게 해도 아무 소용이 없잖아.”

이솝우화 / 북풍과 해

북풍과 해가 둘 중에서 누가 길 가는 사람의 옷을 벗길 수 있는지를 놓고 시합을 했다. 먼저 북풍이 그 사람의 옷을 벗기려고 거세게 불어댔다. 사람이 옷을 꽁꽁 싸매자, 북풍은 한층 더 거세게 공격했다. 추위가 더 심해지자, 사람은 옷을 더 껴입었다. 결국 북풍은 힘이 다 빠져서 사람을 해에게 넘겨줄 수밖에 없었다. 해가 먼저 따뜻하게 비추자, 사람은 아까 껴입었던 옷을 벗었다. 그런 후에 좀 더 따가운 햇볕을 내리쬐자, 사람은 더위를 견딜 수 없어서 결국 옷을 벗어버리고는 근방에 있던 강에 몸을 담그러 갔다.

이솝우화 / 소몰이꾼과 헤라클레스

소몰이꾼이 달구지를 몰고 마을로 가는 중이었다. 도중에 달구지 바퀴가 움푹 파인 구덩이에 빠졌다. 그는 스스로 달구지를 꺼내려고는 하지 않고, 모든 신들 중에서 가장 존경하는 헤라클레스에게 기도하기만 했다. 그러자 헤라클레스가 나타나서 그에게 말했다. “바퀴를 살펴보기도 하고 소들을 찔러보기도 한 후에 신들에게 기도해야지. 스스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기도해봐야 아무 소용이 없어.”

이솝우화 / 신상을 박살낸 사람

나무로 만든 신상을 가지고 있던 어떤 사람이, 자기는 가난하니 제발 복을 내려주어 부자가 되게 해달라고 신상에게 간절하게 빌었다. 그렇게 빌었는데도 가난이 더 심해지자, 그는 화가 치밀어 올라 신상의 발을 잡아 벽에 내던져 박살내버렸다. 그 순간 신상의 머리 부분이 깨지면서 거기에서 황금이 쏟아져 나왔다. 그 사람은 황금을 주워 모으면서 소리쳤다. “내가 생각했던 대로 너는 성질이 뒤틀려 있고 은혜를 모르는 자구나. 너를 극진히 대할 때는 전혀 도와주지 않더니, 이렇게 때리니까 비로소 좋은 것을 내놓으니 말이야.”

이솝우화 / 사람과 사티로스

어느 날 어떤 사람이 사티로스와 우정을 맹세했다. 겨울이 와서 날씨가 추워지자, 사람은 두 손을 입 근처로 가져와서 호호 하고 불었다. 사티로스가 왜 그렇게 하느냐고 그 이유를 물었고, 사람은 손이 얼어서 온기로 따뜻하게 하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런 일이 있은 지 얼마 후에 그들은 함께 식탁에 앉아 식사를 했다. 그런데 통째로 나온 고기가 너무 뜨거워서, 사람은 그 고기를 조금씩 떼어서 입으로 가져가서는 호호 불었다. 이번에도 또다시 사티로스는 왜 그렇게 하느냐고 물었고, 사람은 고기가 너무 뜨거워서 식히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사티로스가 그 사람에게 말했다. “자네는 동일한 입으로 덥히기도 하고 식히기도 하는 사람이니, 나는 자네와 계속 우정을 나누지 못하겠네.”

이솝우화 / 함께 길을 간 사람과 사자

어느 날 사자와 사람이 함께 길을 가다가, 서로 자기가 힘이 더 세다고 자랑하며 큰 소리로 언쟁했다. 바로 그때 길옆에 사자의 목을 졸라 죽이는 사람을 조각해놓은 석상이 세워져 있었다. 사람이 그 석상을 가리키며 말했다. “우리가 너희보다 더 힘이 세다는 것을 이제 알겠지.” 그러자 사자가 슬쩍 미소를 지어보이며 말했다. “만일 사자들이 조각하는 법을 알았다면, 너는 사자 아래 깔린 사람을 조각한 석상을 수없이 보았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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